칠지도

2020. 12. 21. 15:17삼국의 유물 유적

칠지도

출처: 국립김해박물관

칠지도는 백제가 왜에게 준, 백제를 들여다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유물입니다. 칠지도는 현재 일본 나라현 덴리시 이소노카미 신궁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 유물은 백제가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칠지도는 철로 만들어졌고, 양쪽에 날이 있습니다. 칠지도의 양면에는 금상감 기법을 통해 금빛으로 60여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양쪽에 각각 3개의 가지처럼 뻗어져 나온 날과 중앙의 날을 합쳐 7개의 날이 있기에 칠지도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여러 개로 뻗은 날과 금상감 기법을 이용한 명문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무기보다는 의례에 쓰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칠지도에 새겨진 명문은 삼국시대의 역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매우 귀중한 사료입니다. 이 명문의 해석을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여러 연구가분들의 노력과 방사선 촬영같은 기술의 도입으로 60여 글자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든 글자가 밝혀지지는 못했습니다.

칠지도에 새겨진 명문

출처: 국립김해박물관

앞면: 泰□四年十□月十六日丙午正陽造百鍊□七支刀□辟百兵供供侯王□□□□作

앞면해석(추측):'태○4년 ○월 16일 병오 한낮에 백 번 단련한 강철의 칠지도를 만들었다. 전장에 나가 많은 병사를 물리칠 수 있으므로 마땅히 후왕에게 준다. ○○○만들다.'

뒷면: 先世以來未有此刀百濟□世□奇生聖音故爲倭王旨造□□□世

뒷면해석(추측):'선세 이래 이와 같이 좋은 칼은 없었다. 백제의 왕세○ 기생이 임금의 분부로 왜왕 지를 위하여 만들었으니 후세에 전하여 보일지어다.'

주목할 부분은 '태○4년'입니다. 태0부분이 중국의 연호인지, 백제의 독자적인 연호였는지에 대해 여러 학설이 존재합니다. 동진의 연호인 태화 4년(369)년 이라는 설이 통용되고 있지만, 칠지도에 사용된 연호는 중국의 연호가 아니라 백제의 독자적인 연호였을 것이라 주장하는 학설도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북위의 연호인 태화4년(480년)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칠지도

출처: 국립김해박물관

칠지도라는 칼은 일본서기에서도 등장합니다. 일본서기에는 "52년 가을 9월 10일 구저(久氐)등이 천웅장언(千熊長彦)을 따라와서 칠지도 1자루와 칠자경 1개 및 여러 가지 귀중한 보물을 바쳤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료에 등장하는 칠지도가 현재 유물로 남아있는 칠지도와 동일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편, 일본서기에 명시된 "바쳤다"라는 글귀가 한일 역사학계에서 많은 논쟁을 만들었습니다. 일본 학계에서는 일본서기의 칠지도와 유물 칠지도가 동일하다고 보고, 칠지도를 "바쳤다"는 점에서 백제가 일본에게 말그대로 칠지도를 바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유물 칠지도의 명문에서 찾을 수 있는 "후왕에게 준다"는 표현에 주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후왕"은 당시 제후국의 왕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백제의 제후국인 일본에게 백제가 "하사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입니다.

백제는 당시 (칠지도를 전달한 연도를 통설인 369년으로 본다면) 매우 강력한 국력을 자랑하던 국가였습니다. 당시는 근초고왕의 재위기간이었고, 근초고왕 시기에 백제는 강력한 국력을 휘두르며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았던 국가였습니다. 371년에는 평양성에서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당시 고구려의 국왕이었던 고국원왕을 전사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백제가 일본에게 칠지도를 바쳤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역사학계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칠지도지만, 이 유물이 당시 백제의 세련된 공예 기술과 일본과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이라는 점은 불변하는 사실입니다. 칠지도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고대 백제에 대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주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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