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계림로 보검

2020. 12. 27. 11:25삼국의 유물 유적

경주 계림로 보검

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

- 화려한 보검, 보석의 색채

경주 계림로 보검은 신라의 중요한 유물입니다. 이 보검은 경주시 미추왕릉지구 계림로 14호분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이 보검의 길이는 36cm입니다. 원래는 철제칼집과 철제 칼도 있었지만, 그 부분은 썩어서 사라지고 금으로 된 장식만이 남았는데, 그러한 부분이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출토 당시에는 시신의 허리 부분에서 이 보검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검은 매우 화려한 색채와 장식을 보여줍니다. 보검의 보석처럼 보이는 장식들은 붉은 홍마노와 회청색을 띄는 보석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이후 과학적 세부 조사를 통해 유리와 석류석이 이용되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원형과 타원형의 장식은 유리를 넣어, 태극무늬와 나뭇가지 장식에는 석류석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회색과 청색이 섞인 것같은 부분은 유리, 붉은 색을 띠는 부분은 석류석을 사용한 것입니다.이 검은 매우 특이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장식의 모양도 특이하고, 무늬도 이국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보검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누금세공법을 활용한 모습입니다.

경주 계림로 보검

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

-누금세공법, 섬세한 아름다움

장식의 가장자리와 무늬에 있는 금알갱이들이 보이시죠? 이러한 금알갱이들을 붙이는 기술이 바로 누금세공법입니다. 누금세공법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금속의 표면에 금실을 붙여서 장식하는 세선세공과, 금속의 표면에 금알갱이를 붙여서 장식하는 세립세공으로 나뉩니다. 누금세공법의 핵심은 이러한 금실과 금알갱이를 얼마나 정밀하게 제작하는가와 만들어낸 금실이나 금알갱이를 금속의 표면에 부착하는 고난도의 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림로 보검의 금알갱이들의 크기는 매우 균일합니다. 이 보검에서의 금알갱이는 대형, 중형, 소형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종류의 금알갱이들의 크기차이가 적고 매우 균등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 보검을 제작하는데 매우 고차원의 세공기술이 동원되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이 보검의 특이한 점은 또 등장합니다. 보통 한반도에서 발견된 누금세공법을 이용한 유물들은 땜을 이용한 금납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경주 계림로 보검에서는 땜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순간적 고온으로 금알갱이를 붙이는 융접법이 사용되었다는 점이 과학적인 정밀조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특이한 제작방식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보검의 제작지는 이 유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호기심을 키웁니다.

경주 계림로 보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서역과의 교류를 보여주다

이 보검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삼국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되는 환두대도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환두대도는 고리자루칼이라고도 하는데요, 말 그대로 칼자루가 고리 모양인 칼을 의미합니다.

환두대도의 고리 모양 칼자루

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

바로 위의 칼자루처럼 둥근 장식을 가진 칼자루를 지닌 칼이 환두대도 입니다. 이러한 모양의 환두대도가 삼국시대의 유적에서 주로 출토됩니다. 그런데 계림로 보검의 칼자루와 환두대도의 탈자루를 비교하면 경주 계림로 보검의 칼자루 모습은 환두대도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경주 계림로 보검은 화려한 색채를 사용한 다채 양식을 보이는데요, 다채 양식은 로마, 이집트, 서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주로 유행한 양식이었습니다. 러시아의 박물관에서도 계림로 보검과 유사한 양식의 검이 소장되어 있으며, 이란, 중앙아시아 등의 벽화에서도 계림로 보검과 유사한 검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 점을 통해 신라와 서역 사이에 국제적인 교류가 있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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