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종의 역사 속 모습은 어땠을까?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철인왕후에는 철종이 등장합니다. 흔히 강화도령으로 알려진 철종, 실제 조선 역사 속 그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철종어진 사진출처: 문화재청

조선 제25대 왕 철종, 그의 역사적 모습으로

철종은 조선의 25대 국왕입니다. 철종이 즉위할 당시에는 세도정치의 폐해가 심각해지던 시기였습니다.

1800년에 정조가 승하하고,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이 종료된 이후 붕당정치는 점차 소멸하게 됩니다. 이제 당파가 정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닌, 일부 가문이 주도하며 나라를 마스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를 세도정치 시대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세도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물은 순조의 장인이었던 김조순이었습니다.

김조순의 초상화

출처: 문화재청

순조는 정치를 비변사에 맡기고 자신은 민생과 과거의 폐단 등을 단속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신하들에게 위임한 순조의 통치는 소수 가문의 권력 독점을 불렀습니다. 안동 김씨의 대표주자 김조순은 백관을 총찰하고 조선의 기밀 업무를 맡으며 사실상 조선의 최고 권력자가 됩니다. 김조순이 사망하고 그의 자손들이 본격적으로 권력을 장악하자. 세도정치는 갈수록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김조순에 의해 어느 정도 통제되던 안동 김씨 가문의 힘이 폭발한 것입니다.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 등의 가문 세력에 의해 국정은 완전히 좌지우지 되었으며, 정치의 부패로 인해 지방의 수령들도 탐욕과 부패에 잠식되어 백성의 행복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했습니다.이로 인해 ​"삼정의 문란"이 극도로 심해집니다.

삼정의 문란이란 전정과 군정, 환곡이 극도로 문란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먼저 전정은 토지에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지방의 수령들은 황무지에 세금을 부과하고 토지 대장에 토지를 등록하지 않는 등 온갖 방법을 통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였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재산은 상당수 매관매직과 사치, 수령들의 재산 축적에 쓰였습니다.

군정은 군역을 지지않는 사람들이 내는 군포를 걷는 것입니다. 그런데 군포를 더 많이 걷기 위해 이미 죽은 사람에게서 군포를 걷으려 하는 백골징포와 어린아이에게 군포를 걷는 황구첨정, 어떤 사람이 도망갈 경우 그의 친족과 이웃에게 군포를 걷는 족징과 인징 등 온갖 폐해가 발생했습니다.

환곡은 농민들에게 곡식을 빌려주는 구호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환곡은 변질되어 농민들이 억지로 곡식을 빌리게 하고 엄청난 이자로 갚게 하거나, 빌려줄 때에는 질 낮은 곡식을 빌려 주고 돌려받을 때는 질 좋은 곡식을 요구하는 등 그 부패가 심각했습니다.

헌종의 모습

이렇게 세도 정치 시기에 조선은 내부에서 썩어갔습니다. 순조를 이어 왕이 된 헌종은 성인이 되어 친위 군대를 키우고 외척와 특정 가문을 배제하는 인사 정책을 통해 세도 정치를 해결하려 했으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맙니다.

철종은 헌종이 죽은 이후 정조의 직계 자손이 끊긴 상황에서 즉위합니다.

임금에 오르기전, 철종은 "전하"가 아닌 이름인 "이원범"으로 불렸습니다.

사도세자의 자식 은언군의 아들 이광의 3남으로, 당시 형인 이경응이 살아있었지만, 동생인 이원범이 선택되어 조선의 국왕이 됩니다.

강화도행렬도

강화도 행렬도

강화도령, 조선의 임금이 되다!!!

당시 이원범은 강화도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당시에 그는 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백성처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조정에서 사람들이 몰려든 것입니다.

사실 이원범의 형이 역모 사건으로 죽은 사건이 있었기에, 그는 일단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영의정 정원용의 설득으로 그는 결국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강화도령이 조선의 왕이 된 것입니다.

<강화도 행렬도>에는 갑작스레 왕의 자리에 오른 철종이 가마를 타고 행렬을 하며 한양으로 가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농사 짓던 백성처럼 살아온 인물이 하루아침에 조선의 국왕이 되어 궁궐로 행진하는 엄청난 일이 펼쳐진 것입니다.

철종이 머물던 집을 변화시켜 만든 용흥궁

철종이 살던 집은 초가집이었으나, 철종이 왕위에 오른 후 4년이 지나 강화의 유수 정기세가 집을 새로 지어 기와집으로 만들었습니다.

임금이 머물렀던 곳이라하여 이름에도 "궁"이 붙었습니다. 바로 용흥궁입니다.

초가의 흔적은 사라지고 기와의 모습이 들어섰습니다. 용흥궁 안에는 철종이 살았음을 알리는 비석과 비각이 있습니다.

순웡왕후의 한글편지

순원왕후의 수렴청정과 친정

철종은 한양에 들어온 후 국왕에 즉위합니다. 원래 철종은 농사 지으며 백성처럼 살아왔기에 책을 많이 읽거나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왕의 신분이기에 그는 열심히 학문을 읽히고, 순조의 왕비인 순원왕후의 수렴청정 아래에서 정치를 배웠습니다.

왕이 되고 2년이 지나, 철종은 이제 정치를 진행하고 나름의 절도를 보입니다. 그러한 모습을 본 순원왕후는 수렴청정을 거두게 됩니다.

철종 어진

철종, 개혁을 시도하다!!!

민가에서 생활하며 백성의 생활을 익힌 철종은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백성들의 고통을 인식하였습니다.

수시로 삼정의 문란과 그로 이한 백성의 고통과 폐단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세도 가문과 비변사가 정권을 장악하고 나라를 주무르는 상황에서 철종의 당부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삼정은 국가에 있어 큰 일인데 모두 병들에 민생이 고달프고 초췌해졌다.

그중에서도 환정은 백성에게 가장 뼈에 사무치는 폐단이 되었다.

심지어는 나누어 주지도 않은 곡식을 가지고 강제로 가두니 우리의 백성이 장차 무엇으로 생계를 꾸리겠는가?

-철종 3년의 발언, 삼정의 문란, 특히 환곡의 폐단을 우려하다

탐관오리의 해로움은 홍수나 맹수 보다도 심해 우리 백성을 수탈하고 파산시켜 가면서 자신을 살찌우니,

(중략) 이제부터 감사나 수령을 막론하고 부정한 물품을 받은 더러운 행위가 드러나면 갑절을 더한 형률로 다스리겠다.

-철종 3년의 발언, 부패한 탐관오리들에 대한 경고

이러한 철종의 간곡한 하교에도 불구하고 수탈과 부패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1862년에는 진주에서 대규모의 민란이 발생합니다.

백성들도 더는 참지 못한 것입니다.이후 한반도의 남부 지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민란이 이루어졌습니다. 조선의 경제, 사회체제가 그 수명을 다했음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철종은 이러한 민란을 기회로 자신이 생각했던 개혁을 밀어붙입니다.

각 읍의 서원 가운데 사액한 것(정부에서 액자를 하사한 것)을 제외하고 경술년(철종 1년) 이후 설립한 것을 모두 철거하도록 하라!!

서원은 당시에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되었기에 서원을 폐지하라 명한 것입니다.

그리고 철종은 삼정을 개혁하기 위한 기구를 출범시킵니다.

바로 "삼정이정청". 삼정을 교정하기 위한 관청입니다.

철종은 개혁의 추진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골의 학자들에게 개혁의 방안을 물었고, 신하들에게 시험을 보게 하여 개혁의 방법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철종의 개혁 추진은 점차 힘을 잃습니다. 삼정이정청을 담당한 당사자들은 바로 세도 가문으로 그 동안 지속되어온 체제로 이득을 본 기득권이었습니다. 결국, 삼정이정청에서는 마땅한 방안을 내지 않았고, 민란도 조금씩 수그러들면서 철종의 개혁은 사라집니다.

왕의 개혁의지가 있더라도 신하들이 호응하고 보조하며 지지하지 못했기에 철종의 개혁은 흐지부지되고 실패한 것입니다.

철종

철종, 이른 죽음을 맞이하다

철종은 분명 백성을 생각했고, 즉위한 뒤 공부를 통해 학식도 갖추었으며, 정치 역량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개혁을 실시할 의지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세도 가문의 벽은 높았습니다. 결국, 궁중의 복잡한 생활로 철종의 건강은 약화되었으며, 결국 33세의 이른 나이에 철종은 승하합니다.

그는 경기도 고양시의 예릉에 그의 왕후 철인왕후와 함께 묻혔습니다.

철종, 그는 실패한 개혁 군주이자, 갑작스런 즉위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독특한 군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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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왕국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철종이 묻힌 예릉

예릉

철종과 순원왕후가 잠든 예릉

사진 출처: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