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라시압 궁전 벽화

2021. 1. 2. 15:59삼국의 유물 유적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는 고구려의 교류를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벽화입니다. 이 벽화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프라시압이 어디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아프라시압은 현재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사마르칸트 시의 동북쪽 언덕에 있는 도시 유적을 의미하는 명칭입니다. 이곳은 한반도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며, 고대에는 서역으로 불리던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서역의 궁전 벽화에 고구려 사신이 등장한다는 점이 놀라운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떤 점을 보고 고구려 사신이란 점을 알았을까요?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의 한반도 사신들

위의 사진의 사신들을 보시면 쓰고 있는 관에 새의 깃털과 같은 것이 달려있죠? 이러한 관을 조우관이라고 합니다. 모양 그대로 새의 깃털이 달린 관이라고 해서 조우관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조우관은 고구려의 수렵도에서도 나타납니다.

무용총 수렵도

위의 사진은 고구려의 무용총에서 발견된 수렵도입니다.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사람이 깃털이 달린 조우관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이러한 조우관을 쓰고 있다는 점이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의 사신을 고구려의 사신으로 판단한 한 가지의 요인입니다.

삼국시대의 환두대도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의 사신을 고구려의 사신으로 본 근거는 또 있습니다. 바로 환두대도입니다. 환두대도는 고리자루 큰 칼이라고도 합니다. 이름처럼 칼자루에 고리 모양의 장식을 가졌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환두대도는 삼국 모두에게서 보여집니다.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의 사신들을 보시면 칼의 손잡이에 고리가 달린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바로 이 환두대도가 조우관을 이은 또 다른 근거가 됩니다.

그런데 조우관과 환두대도는 삼국의 모든 나라에서 모두 보이는 특징이기에, 벽화에 등장하는 사신들이 고구려라는 확정은 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국내 학계에서는 당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고구려가 서역으로 파견한 사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고, 여러 프로그램에서도 이 견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 사신들이 신라에서 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장도 당시 신라가 서역까지 사신을 보낼 이유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큰 힘을 갖지는 못합니다. 최근에는 벽화의 사신이 고구려인은 맞지만 고구려 사신이 실제로 오지는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고구려가 동쪽의 나라를 상징하기에, 사방의 여러 나라에서 서역으로 사신이 온 것을 의례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디지털로 복원된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

고구려가 직접 사신을 파견한 것으로 가정한다면, 고구려는 당을 견제하기 위해 서역으로 사신을 파견했을 것입니다. 당시 고구려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연개소문이 다스리고 있었고, 당은 고구려를 침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개소문은 당을 견제할 서방의 동맹 세력을 찾으려 했을 것이고, 그를 위해 사마르칸트에도 사신을 파견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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